일상/꿀맛 육아 <3

프랑스에서 임신/출산기록 (4) Maternité Port Royal 병원에서 둘째 출산 [경산모/유도/무통/자연분만]

다무 d amour 2023. 8. 23.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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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쥬팜 sage-femme 조산사

첫째가 40주 5일에 나왔기 때문에 둘째도 늦게 나올수도 있다고 생각은 했지만 첫째보다 더 늦게 나올줄은 몰랐다 😅

프랑스에서는 예정일을 40주가 아닌 41주로 본다.  41주 진료일에 갔더니 아직은 양수 양도 충분하고 태아도 잘 놀고있지만, 41주가 지났으니 태반 기능이 떨어질 수 있어 진료간격을 좁히자고 하면서 41주 2일, 41주 4일에도 각각 진료 일정을 잡아 주었다. 41주 4일 진료에서도 이상소견이 없으면 41주 5일까지 기다린 후 유도분만을 해보자고 했다.

41주 2일 진료에서 태동이 그 전보다 감소한 것 같고 자궁경부도 분만 준비가 된 것 같으니 오늘 입원해서 진통을 유도해 보는게 좋을것 같다고 해서 바로 입원했다.

오후 1시부터 진통을 유도하는 약을 2시간 간격으로 먹기 시작했다. 생리통 정도의 참을만한, 그리고 불규칙적인 가진통은 41주 0일부터 쭉 있어왔는데, 약을 먹기 시작하니 진통이 규칙적으로 오기 시작했다. 그래도 강도는 세지 않아서 참을만 했고, 빨리 더 아파져야 둘째를 만날텐데 생각하며 진통을 기다렸다.

새벽 3시에 약을 주면서, 오늘은 이 약이 마지막이고 밤 사이에 진통이 이어지지 않으면 내일 아침에 다른 약으로 다시 시작한다고 했다. 진통 간격이 3분이었고 그래도 시작할때보다는 진통 강도가 강해진것 같았는데 멈춘다니 조금 아쉬워하고 있었는데 그때부터 갑자기 통증이 세지더니 진진통으로 바뀌어 참기 힘든 통증이 이어졌고, 4시부터는 숨이 턱턱 막히는 고통스러운 진통이 시작되었다. 4시 30분쯤 사쥬팜이 나를 데리고 분만실로 걸어갔다 ㅎㅎ 분만실까지 어떻게 가나 했는데 진통과 진통 사이에 빠르게 걸어갔다 ! 😂

5시에 무통관을 삽입한 후 5시 30분부터 무통 효과를 보기 시작했고 정말로 감사하게도 이 무통효과는 분만과 후처치까지 이어졌다.

둘째는 첫째보다 출산일이 빠르다는 말은 나에게 해당이 안 되었지만 분만 진행이 빠르고 수월하다는 말은 다행히 해당되어서 3시간 뒤인 8시 30분쯤에 10센치가 다 열렸다. 그런데 사쥬팜이 양막 두 겹중 안쪽 양막이 아직 터지지 않았는데 프랑스에서는 생리적으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아직 일부러 터트리지는 않고 조금 더 기다려 보자고 했다. 나는 한국인이라 그냥 지금 터트려도 좋았지만 어차피 무통 속에 있었기 때문에 알겠다고 했다.

그렇게 2시간을 더 기다려도 남은 양막이 터지지 않자 사쥬팜이 이제 충분히 기다린것 같다며 양막을 터트렸고, 힘을 한번 줘보라고 해서 줬더니 머리가 나오는 느낌이 들었다 😅 사쥬팜이 바로 의료진을 불러올테니 잠깐 힘빼고 기다리라고 했고 힘을 뺐더니 머리가 다시 들어갔다 ㅋㅋㅋㅋ

다른 의료진들이 금방 들어왔고 힘 한번에 머리, 다시 한번에 어깨가 나온 후 마지막 한번에 둘째가 내 가슴 위로 얹혀졌다. 첫째때보다 가볍다는 느낌이 들었고, 옆에서 간호사가 아기를 닦아주며 아기가 너무 깨끗하네요 라고 했다. 정말 태지도 별로 없이 깨끗하고 예쁘고 작은 아기가 내 가슴 위에서 첫 울음을 울기 시작했다. 탯줄은 남편이 잘랐다.

후처치를 하는 동안에도 의료진은 아기를 데려가지 않고 나에게 안겨두었다. 회음부 절개를 하지 않았는데 첫째때 절개했던 부위가 조금 터져서 봉합해야 한다고 했다. 프랑스에서는 관장, 제모, 절개를 하지 않는다고 들었는데 정말 그랬다.

후처치가 다 끝나고 나서 아기를 확인해 본다고 했다. 아기를 다른데로 데려가는게 아니라 분만실 한쪽의 아기 검사대에서 사쥬팜이 남편이랑 같이 아이를 확인했다. 나는 분만침대에 계속 있었기 때문에 정확히 무엇 무엇을 확인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손가락 열 개 발가락 열 개 이런것들을 본 것 같다.

분만 후 2시간동안 분만실에서 산모 출혈 및 아기 상태를 지켜보고 그 뒤에 아기와 함께 입원실로 이동했다. 출산일을 포함해서 3박4일동안 병원에 있다가 집으로 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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